보이스 후속작 <터널> 줄거리, 등장인물 _ 운명과 시간이 교차하는 곳

2017년 OCN 시리즈 첫 주자로 나선 <보이스>가 다시 한번 역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장르물의 명가임을 과시했습니다. 첫회부터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은 마지막 순간까지 빛났는데요.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악의 축 모태구가 자신이 피해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까지 완벽했던 덕분에 후속작 <터널>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터널 줄거리는 1980년대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던 주인공이 2016년으로 타임 스립,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다시 시작된 30년 전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범죄수사물과 '타임슬립' 소재의 만남으로, 또 시간 여행이냐는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제작진은 검거율 99%에 달하는 오늘날 옛날 형사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내가 모르는 세상에 떨어졌을 때의 그 당혹감과 주변 사람들에게 느끼는 이질감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터널 등장인물들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만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적응하고 협동하며 앞으로 나가가게 됩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건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즉 인간관계가 제일 중요하고 그것을 토대로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다고 연출을 맡은 신용휘 PD는 기획의도를 밝혔는데요.

 

 

30년을 뛰어 넘은 '옛날 형사' 박광호 역에는 최진혁이 군대 제대 후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출연합니다. 강력반 형사로 10년을 굴렀던 박광호는 사람 수사의 달인입니다. "누군가 봤고, 누군가 들었고, 누군가 알고 있다."는 지론을 가지고 용의자 주변을 바닥까지 싹싹 긁어 단서를 잡는 발로 뛰는 열혈 형사입니다. 그러던 1988년 어느날, 그의 관할 지역에서 연이어 살인 사건이 터지고 범죄 현장에 갔다가 범인과 맞닥뜨립니다. 하지만 범인을 따라 들어간 터널 속에서 급습을 당하고 정신을 잃게 됩니다. 그런 그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세상은 2016년이었으며, 10년 차 강력계 베테랑 형사에서 순경 공채 출신 3년 차 애송이 형사로 깨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왜 하필 2016년일까요? 

 

 

그에 대한 답은 광호가 쫓던 범인이 30년 만인 2017년에 다시 살인을 시작했기 때문이라 예상됩니다. 다섯 번째 시신을 본 광호는 범인이 남겨 둔 사체의 표식을 보고 과거 자신과 마주쳤던 연쇄살인범의 짓임을 직감합니다. 그리고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를 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드라마는 경기도 화양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무대로 하고 있지만 다루는 사건은 미제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떠오르게 합니다. tvN에서 방영했던 시그널과 미제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터널 줄거리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은 확실히 있을 듯합니다. 믿고 보는 OCN 시리즈인 만큼 어떤 차별점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길지 궁금증을 증폭시킵니다.

 

 

싸가지 甲 '최신 형사' 김선재 역에는 미니시리즈부터 주말드라마까지 다양하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윤현민이 맡았습니다. 광호와 달리 선재는 사람 수사엔 관심없고 대신 스마트폰, SNS, 네비게이션, CCTV, 이메일 등 디지털 증거를 기반으로 단서를 찾습니다. 어려서부터 애 어른으로 컸던 탓에 사회성 부족, 인간미 제로로 '싸가지 없는 경대 새끼'로 통하는 인물이죠. 그리고 7년 차가 된 그의 앞에 파트너 광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세상 어디에도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광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터널 등장인물 중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가 살인범 연구에 미친 심리학 교수 '신재이' 역이 아닐까 합니다. 연쇄살인범과의 인터뷰에서 묻는 마지막 질문은 늘 "사람을 죽일 때, 기분이 어땠어요?"입니다. 그런 재이를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죠. 하지만 경찰서 자문으로 갔다 만난 선재는 그런 그녀에게 이제 그만 어둠 속에서 나오라고 합니다. 이후 선재와 광호 손을 잡고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합니다.

 

 

 

출연 배우들이 밝힌 터널 줄거리 관전포인트는 총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신의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은 범인의 미스터리를 주인공들이 풀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긴장감 있고 스릴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사실 장르적 특성상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는데요. 전작 <보이스> 역시 첫회부터 리얼한 묘사와 강한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죠. 둘째, 과거와 현재 인물들끼리의 연결고리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저 역시도 터널 등장인물 세 사람이 만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한 표 던져봅니다. 셋째,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 <시그널>의 조진웅 형사가 2017년으로 왔다면? 하고 상상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라 합니다. 또한 사람을 믿는 형사와 과학적 수사를 믿는 형사가 한 팀을 이룬다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부딪히고 싸우겠지만 결국은 서로를 인정해 나가는 모습이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담고 있는 메시지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