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우리 새끼 SBS 예능의 반란

 

 

SBS 금요일 예능은 <정글의 탐험>이 이끌어주고 있다면 <미운 우리 새끼>가 뒤에서 열심히 받쳐주고 있는 형국입니다. 한차례 편성이 변경되면서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황금 라인업을 완성하였습니다.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규 편성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한 <미운 우리 새끼>는 오랜 기간 금요일 예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정·법 다음 시간대로 전략적인 편성을 하면서 시청률 상승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왕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소소한 웃음이 있는 <미운 우리 새끼>입니다. 현재는 신동엽, 서장훈과 함께 축구선수인 남편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가 임시 하차를 선언한 한혜진을 대신해 김종민이 MC를 맡고 있으며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와 네 사람의 어머니들이 출연 중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제일 모른다고들 합니다. 미·우·새 역시 "당신의 아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는 사소한 의문에서 출발하는데요. 이미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 생활한지 적게는 몇십 년 많게는 20년 이상 지난 아들의 모습은 품에서 키우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내 아이"로서 알고 있던 아들의 모습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 생소함은 낯설고 불편한 진실일 수도, 납득하기 어려웠던 자식의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연진의 네 명의 어머니들은 초반 관찰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지금껏 내가 알던 아들이 아닌 모습에 매우 당혹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뷰 또는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몰랐던 아들의 속내를 알게 되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육아는 엄마를 성장하게 한다고 하는데요. 제 2의 육아로 엄마도 계속 변화하는 아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심야 예능의 반란 <미운 오리 새끼>의 성공요인은 MC의 역할도 빼놓고 논할 수가 없습니다. 메인MC 격인 '신동엽'의 특유의 능청스러움이 매끄러운 진행을 이끌며 방송이 어색한 어머니들에게 안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김건모, 박수홍과는 오랜 연을 맺어오면서 그들의 젊은 시절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꿰뚫고 있는 탓에 폭로 아닌 폭로로 어머니들은 쥐락펴락하며 진땀 흘리게 하며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습니다. 여기에 평소 출연자들과 친분이 있는 서장훈이 합세해 목격담으로 풀어내면서 리얼함을 더합니다. 유일한 여성MC인 한혜진은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시각차를 조율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한혜진 후임으로 합류한 스페셜MC 김민종의 큰 활약도 기대해봅니다.

 

 

이미지 출처 : SBS 홈페이지

 

사실 유명 연예인 가족들의 TV출연만큼 식상한 포멧도 없습니다. 하지만 <미운 우리 새끼>는 단발성 출연이 아닌 어머니들 또한 정식 출연진으로서 자식들 못지 않는 매력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이미 각자 고유의 캐릭터가 만들어지면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였는데요. CF 러브콜이 쇄도할 정도라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아들 칭찬으로 귀결되는 어머니들의 태평양같은 고슴도치 사랑은 이 시대 부모들을 대변해주는데요. 반대로 아침부터 술을 먹는 모습에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돌직구 발언도 거침없이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태어난지 588개월이 지났지만 엄마에게는 여전히 철부지 어린아이로 보이는 자식들. 그리고 그런 자식들이 늘 걱정스러운 엄마의 두 번째 육아일기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물하는 <미운 우리 새끼>입니다.